바빌론의 공중정원, 전설에서 실화로
고대 바빌론에 있었던 거대한 옥상 정원 단지.
세계 7대 불가사의인 이유는 건물위로 대량의 물을 끌어올려서 정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바빌론은 현재 이라크가 자리하고 있는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에 위치했던 고대도시다. 기원전 626년경 아시리아가 멸망하면서 네부카드네자르 2세가 나라를 세우며 수도로 정했던 곳이 바빌론이다.
바빌론은 인류 문명이 시작된 2000년간 세계의 중심으로 통했던 도시다. 세계의 중심이 됐던 데에는 바빌론의 지배자 네부카드네자르 2세의 힘이 컸다. 네부카드네자르 2세는 바빌론이 세계의 중심임을 입증하기 위해 당시 기술력을 동원해 여러 건축물을 지었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게 ‘바빌론의 공중정원’이다. 1세기 히브리인 역사가 요세푸스는 네부카드네자르 2세가 사랑하는 아내 아미티스를 위해 정원을 건설했다고 기록하였다.
네부카드네자르 2세는 고향의 풍경을 그리워하며 향수병을 앓았던 아내 아미타스를 위해 그녀의 고향인 메디아 왕국(현 이란 북부지역)에서 200여 종의 식물들을 모아 바빌론까지 무려 500km나 되는 거리를 통해 운반해 온다.
하지만 바빌론은 사막밖에 없어 이들 식물이 자라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이에 네부카드네자르2세는 왕비를 위해 거대한 크기의 정원을 만들게 된다.
기원전 40년에 작성된 디오도로스의 기록에 따르면 총 7층으로 꼭대기 층은 바빌론의 내부 성벽보다 약 20m가 더 높았다고 되어 있다. 맨 밑층부터 꼭대기층까지 이어지는 계단이 있었고, 각 층에는 테라스가 위치해 있었으며, 테라스에는 흙을 덮은 다음 온갖 나무, 풀, 꽃을 심었다고 한다. 각 테라스는 돌기둥으로 된 통로로 이어져 있었으며, 공중 정원 내부에는 방 100여 개가 있고 내부 한가운데에는 크기가 엄청난 광장이 있었고, 이 광장에는 목욕탕도 있었다. 또한 천장에는 방수를 위해 두꺼운 납판 위에 역청을 바른 다음 두꺼운 갈대를 놓고 그 위에 다시 구운 벽돌과 석회를 덮었다고 전해진다.
바빌론의 공중정원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 오리엔탈 연구소 스테파니 댈리 박사의 연구를 통해 실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바빌론이 아니라 옆 나라인 아시리아에 건설됐다는 주장도 함께 나오고 있다. 댈리 박사에 따르면 공중정원의 실제 위치는 바빌론이 아닌 이웃한 니네베 지역(현 이라크 북부)이라는 것.
한편, 약 100년 전만 해도 바빌론은 성경 속에 등장하는 전설의 도시에 불과했다. 하지만 독일 고고학자 로버트 콜드웨이가 14년간 바벨론의 유적을 발굴하면서 실존했음이 밝혀졌다.
물을 어떻게 끌어 올렸냐에 대한 의문은 일부 음모론자들에 따르면 이 건축물이 불가사의한 이유로 어떻게 높은 건물 꼭대기까지 대량의 물을 끌어올려 공급했느냐 하는 점을 든다. 천수백년 후에 건설된 베르사유 궁도 수원에서 꽤 높은 곳에 지어져 있어서 물을 끌어들이는 데 애를 먹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 8km 떨어진 수원지에서 1,400여 개 수차를 동원하여 600m 위 언덕으로 물을 끌어올린 후 수로를 통해 공급하는 방식. 공중 정원도 베르사유 궁전처럼 당시의 백성들을 쥐어짜 사치를 부린 것일지도 모른다.
디오도로스의 기록에 따르면 맨 꼭대기 층에 위에서 아래로 난 구멍들이 있으며 여러 도구들을 이용해 물을 끌어올렸다고 한다. 또한 당시 그리스 역사학자이자 시인이었던 스트라보가 남긴 글에는 아르키메데스가 발명했다는 나선 펌프를 떠올리게 만드는 구절이 있다.
온통 향기로 가득했다. 포도나무처럼 주렁주렁 열린 석류 나무는 잔잔한 미풍에 향기를 실어보내고 있었다. 폭포수에서 튀는 물방울은 마치 하늘의 별처럼 반짝였다.
수차는 정원 꼭대기에서 부터 내려왔는데 계단과 평행하게 뻗어있다. 수도였을 것으로 추정하나, 아무도 그 내부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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